보안정보

전문화된 보안 관련 자료, 보안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차세대 통합보안관리 기업 이글루코퍼레이션 보안정보입니다.

놀라운 스마트홈 신세계 – IFA 2018

2018.11.07

7,179


 

 

 

세계 3대 가전·IT 전시회로 손꼽히는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국제가전전시회) 2018’이 9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상당수 기업들은 AI 를 비롯한 차세대 IT 기술을 통해 긴밀히 연결된 미래상을 제시하며, 스마트가전이 우리 삶을 얼마나 편리하고 또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현장을 취재한 주요 언론들의 취재를 참고해 ‘IFA 2018’의 주요 화두를 5개의 포인트로 정리해 보았다. 

 

 

 

■ 공기와 같은 AI, 스마트홈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다…편리함 넘어 감성까지 교류 해  

 

AI는 IFA 2018을 떠다니는 공기라고 할 정도로 전시장 모든 곳에서 포착된 제 1의 핵심 화두였다. 참가 기업 대다수는 실내 공간처럼 꾸민 부스를 마련하고 현재 구현 가능한 AI 기반 서비스를 소개하며, AI를 정점에 둔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등의 차세대 기술들이 어떻게 세계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들은 가전을 연결하거나 이를 원격 제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 개개인에 맞춤화된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  

 

먼저 AI 기술을 통해 편리성을 극대화한 생활 가전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축구장 두 배 크기의 단독 전시장에서 자사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에 통해 진화한 스마트홈 공간을 구현하고,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과 취향에 따라 최적의 환경을 구성하는 ‘자동 그룹 컨트롤’ 기능을 시연했다. 가족 구성원이 집에 들어가면 그에 맞춰 TV,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특정 구성원을 위한 환경으로 바꿔달라고 얘기하면 즉시 TV채널, 에어컨 온도, 공기 청정기 설정이 모두 변경된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걸은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AI 플랫폼 ‘씽큐’와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가전제품들을 전시한 ‘LG 씽큐 존’을 마련하고, 거실, 주방, 세탁실 등 공간에서 실제 구현될 수 있는 기능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AI 스피커를 통해 TV, 공기청정기, 조명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고, AI 기반 냉장고가 현재 보유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추천하며, 세탁하려는 의류의 소재나 오염도를 알아서 파악해 최적의 세탁 코스를 제안하는 식이다.  

 

편리성 향상에서 더 나아가 감성까지 교류하는 AI의 확산도 돋보였다. 소니는 AI, 모션 감지, 터치 센서 등의 다양한 기술 적용을 통해 한층 진화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를 소개했다. 신형 아이보는 반려인의 행동 패턴, 양육 방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에 따라 각각 다른 성격과 행동 패턴을 표현한다. 즉, 반려인에 따라 ‘아이보’마다 제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게 된다. 또, 집안 구성원 중 자신을 더 많이 어루만지거나 예뻐한 사용자를 파악해 그를 1순위로 따르기도 한다.  

 

로봇 브랜드 ‘LG 클로이(CLOi: CLever & CLear, CLose, Operating Intelligence, 똑똑하면서도 친근한 인공지능 로봇)’를 앞서 선보인 LG전자는 사람의 말에 반응해 즐거움, 슬픔 등36가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가정용 허브로봇 ‘클로이 홈’을 IFA 2018에서 시연했다. ‘클로이 홈’은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사람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시선을 맞춰 마주보고 대화하는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음성 명령으로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을 원격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1999년 세계 최초로 가정용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를 출시했던 소니는 

IFA 2018에서 한층 진화한 신형 아이보를 소개했다 / 출처 : http://www.tellerreport.com

 

 

■ 스마트홈의 중심은 거실이 아닌 주방…스마트 키친 부각될 것  

 

 

 

집의 여러 공간 중 주방에 배치되는 주방 가전의 중요성과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 역시 괄목할 만하다. 가족 구성원들이 주로 거실에서 TV를 함께 보며 소통했던 과거와는 달리,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된 오늘날 가족이 그나마 한번이라도 모일 수 있는 곳은 주방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북적대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기보다는 집으로 배달된 식자재로 요리를 하는, 즉 주방에서 머무르며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 역시 주방 가전의 성장세에 힘을 붙이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이번 ‘IFA 2018’ 전시에서는 스마트 기능이 접목된 프리미엄 주방가전이 대거 소개되었다. 특히, 필수 주방가전이라 말할 수 있는 냉장고에 여러 스마트 기능을 접목한 업체들이 많았다. ‘지멘스(Siemens)’는 사용자의 운동기구와 연동된 운동량 데이터를 분석해 식단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리페르(Liebherr)’는 냉장고 내부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지해, 현재 냉장고 안에 어떤 재료가 남아 있는지를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식자재 쇼핑을 돕는 서비스 기능을 별도 모델로 제시했다. 

 

그 동안 AI, IoT 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유럽의 초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들 역시 이와 같은 움직임에 합류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밀레(Miele)’는 세제가 들어 있는 ‘파워 디스크’가 그릇의 오염도를 감지해 적절한 분량의 세제를 자동 투입하는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아에게(AEG)’는 개개인이 선호하는 적정 굽기에 맞춰 스테이크나 팬케이크를 요리할 수 있도록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쿡탑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 전시장 곳곳을 지배한 구글과 아마존…AI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홈도 지배한다 

 

 

 <출처 : https://www.blog.google>

 

 

‘IFA 2018’은 강력한 AI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과 아마존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구글과 아마존의 자사의 AI 플랫폼을 전면에서 홍보하기 보다는 그들과 협업하고 있는 수많은 가전업체들의 부스 곳곳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불러내며, 자사의 기술이 수많은 브랜드의 가전제품에 어떻게 녹아 들어갔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이번 ‘IFA 2018’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혹은 알렉사가 적용된 제품을 선보인 기업은 약 120곳에 달했다.  

 

구글은 지난 3월 열린 ‘MWC 2018’과 똑같이, 흰색 작업복을 입은 구글 직원들을 49개 파트너사의 부스에 파견했다. 이들은 소니, LG전자, G하이얼, 레노버 등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가전업체 부스에 상주하며, ‘오케이 구글’이란 명령어로 작동하는 ‘구글 어시스턴트’ 사용법을 알렸다. 또한, 사용법을 들은 관람객들에게 부스 별로 다른 모양의 구글 뱃지를 증정하고 이를 이용해 이벤트에 참여하게 하는 ‘뱃지 마케팅’을 진행하며, 다양한 가전을 포괄하는 구글의 영향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마존 역시 ‘알렉사’를 앞세워 구글과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렀다. 아마존은 ‘알렉사’가 탑재된 가전기기를 모아놓은 체험존 마련과 더불어 ‘알렉사’를 적용한 70개의 파트너사를 소개한 ‘지도’를 구성하며 가전 생태계 안에서의 압도적인 위용을 과시했다. 또한, 아마존은 가전업체들이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IFA’에서 이례적으로 기조 연설을 하며, AI 음성 비서 도입을 통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구글과 아마존을 바라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선에서 차이가 묻어난다는 점은 흥미롭다. LG전자가 모든 가전제품에 자체 AI 플랫폼인 ‘씽큐’와 더불어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동시 적용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개진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구글, 아마존과는 거리를 두며 자사의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 내가 나비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모든 것의 경계가 사라진다 

 

‘경계의 사라짐’ 역시 ‘IFA 2018’를 관통하는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오늘날 대다수 소비자들은 경계가 없는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이를 즐기는 데 익숙해져 있다. 예로, 스마트폰은 전화 통화에서 더 나아가 정보 습득, 업무 수행, 쇼핑, IoT 기기 제어 등의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집은 거주 공간을 넘어 업무를 처리하고 여가를 즐기는 새로운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사용자의 연결과 경험을 제한하는 경계가 모호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실일까? 가상일까?...가상과 현실의 경계 

 

 

 

<출처 : 삼성전자 뉴스룸>

 

 

먼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8K TV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완벽한 현실’이라는 지향점을 제시하며 기존 풀HD(4K UHD TV) 보다 16배 선명한 초고화질을 구현하는 8K TV를 선보였고, LG전자, 샤프, TLC 등도 일제히 8K TV를 선보이며 ‘현실 같은 가상’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파도의 물거품, 나뭇잎의 움직임까지 모두 현실처럼 생생하다는 평가다.

 

 

‘청소기일까? CCTV일까?...가전제품 간의 경계 

 

‘가전제품 간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제 더 이상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가전제품이란 흔치 않으며, 대부분의 가전제품들은 다른 제품과 연동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본연의 기능 외 다른 기능까지 수행하는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예를 들면, 로봇청소기가 빈집에 침입한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사진을 찍어 사용자의 휴대폰에 발송하거나, 사용자가 집 안에서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거실과 냉장고의 스피커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것이 모두 가능해진다. 

 

 

‘TV 일까? 창문일까?’…가전제품과 집의 경계 

 

‘가전 제품과 집의 경계’를 구분 짓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이번 ‘IFA 2018’에서는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지저분한 찬장을 가려주는 패널 벽을 내리거나, TV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벽면과 동일한 패턴을 화면에 디스플레이 해 마치 벽면처럼 보이게 하는 장면이 연출되어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집을 지을 때부터 AI, IoT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내장하거나 외양적으로도 불필요한 버튼과 선을 없애 가전제품이 집에 ‘심리스(seamless)’ 하게 녹아 들도록 하는 기술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기획하고 제일기획이 제작한 웹 드라마 ‘고래먼지’ 속 한 장면. 미세먼지로 인해 지하 벙커에 사는 주인공은 자연과 거의 흡사한 영상을 재현하는 TV를 보며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를 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출처 : 삼성전자 뉴스룸> 

 

 

‘인체일까? 기계일까?’…인체와 로봇의 경계 

 

 

 

<출처 : LG전자 공식 블로그>

 

 

‘인체와 웨어러블 로봇의 경계’ 역시 날이 갈수록 모호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IFA 2018’을 통해 산업 현장부터 일상생활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하체근력 지원용 웨어러블 로봇인 ‘LG 클로이 수트봇(LG CLOi SuitBot)’을 처음 소개했다. 근력이 퇴화되어 보행이 어려운 노약자나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산업현장 노동자가 주요 사용자다. LG전자는 착용자가 주변 환경의 위험 요소를 예측해 회피하고 또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AI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  ‘미투제품, 추격자는 과거얘기일까?’…떠오르는 중국 

 

 

 

<출처 : https://ifa-international.org>

 

 

그 동안 ‘미투 제품’으로 영역을 넓혀 온 중국의 움직임 역시 큰 관심사였다. 중국은 양과 질 측면에서 올해 최대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IFA 2018에 참여한 기업 1,719 곳 중 무려 665곳(39%)이 중국 기업이었으며, IDG와 독일 상공회의소가 기술과 디자인 등에서 혁신을 이룬 브랜드에 수여하는 ‘제품 기술 혁신상’을 받은 중국 기업도 10곳에 달했다. 대조적으로 한국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만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을 둘러싼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기술은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선도업체의 특장점을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워’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이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 제품들 상당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과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었다. 메이디가 선보인 ‘에어엑스’ 에어컨은 LG전자의 ‘휘센 씽큐’와 흡사했고, TCL이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IoT 냉장고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기능을 조합한 것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에서는 중국을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세계의 제조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그 어느 나라보다 내수시장이 큰 만큼, 막대한 물량과 낮은 가격을 내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중국 기업들이 샤프 TV, 도시바TV, 필립스 TV, GE 생활가전 등 경영난을 겪는 일본, 유럽, 미국의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중국 색깔을 지운 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