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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 의한,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들의 축제! 개발자 컨퍼런스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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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서론
IT 업계에 몸을 담고 있으면 또는 개발자로 일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한 번쯤은 개발자 컨퍼런스 소식을 접하게 된다. 개발자 컨퍼런스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보기 앞서 ‘컨퍼런스’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짚어보도록 하자. 컨퍼런스란 ‘공통의 전문적인 주제를 가지고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회의’를 말한다.
즉 주로 어느 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연구를 위해 개최되는 행사를 일컫는데, IT 업계 속 개발자 컨퍼런스는 기술 개발에 대한 비전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개발자의, 개발자에 의한, 개발자를 위한 컨퍼런스다. 개발자 컨퍼런스는 특정 기업이 개최하는 컨퍼런스, 특정 언어나 기술과 관련된 컨퍼런스, 특정 개발 분야에 대한 컨퍼런스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건, 언제나 기업 주최의 컨퍼런스라고 할 수 있다.
IT 기업들, 특히 내로라하는 빅테크들은 거의 대부분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구글(Google)의 ‘구글 I/O’, 애플(Apple)의 ‘WWDC',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드(Build)’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러한 컨퍼런스에서는 주로 그들의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대체로 그 기업의 현재 기술력, 그리고 더 나아가 향후 기술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이지만, 주최 기업의 특색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을 보이기도 한다.
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뽐내며 기술력을 자랑하는데 집중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자체 소프트웨어의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발표함으로써 생태계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개발 지침을 안내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가 그들이 주최하는 행사를 통해 자연스레 드러나는 셈이다. 또는 그 반대로 행사를 통해 각자가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 포지션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배경에서 각양각색의 개발자 컨퍼런스를 살펴보며, 그들이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살짝 엿들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02. 구글 - Google I/O
구글은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I/O’를 개최하고 있다. 2008년에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구글 플랫폼을 쓰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을 공유하는 구글의 개발자 컨퍼런스다.
구글 I/O의 I와 O에는 2가지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하나는 입력과 출력을 뜻하는 ‘Input’과 ‘Output’이며, 또 하나는 ‘혁신은 개방에 있다(Innovation in the Open)’의 의미다. 이렇듯 구글은 매년 구글 I/O를 통해 신제품과 신기술을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구글 생태계 속 개발자들이 플랫폼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발자들이 좋은 Output 또 다른 말로는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구글의 선도적인 기술 즉 좋은 Input을 공유해 주는 무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취지로 마련된 구글 I/O는 해를 거듭해가며 그들의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신기술 쇼케이스의 장소로 활용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올해의 구글 I/O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Making AI more helpful for everyone)’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챗GPT의 대항마로서 구글의 생성형 AI ‘바드(Bard)’가 컨퍼런스 전면에 내세워지면서 AI와 관련된 다양한 업데이트가 발표됐고, 구글 픽셀 태블릿, 픽셀 폴드 등 여러 하드웨어 최신 제품들도 공개됐다.
- 03. 애플 - WWDC
애플의 WWDC는 ‘WorldWide Developer Conference’, 다시 말해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애플의 개발자 컨퍼런스다. 무려 1983년에 처음 시작된 유래가 깊은 행사다.
WWDC에서는 주로 애플이 향후 나아갈 방향이나 신제품, 신기술이 발표되는 것은 물론 애플 생태계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OS(운영 체제)의 업데이트 방향이 공개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애플 운영 체제에서 작업하는 개발자들을 위한 정보 공유의 컨퍼런스로 시작했지만, 오늘날의 WWDC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아이폰, 맥북 등 애플 사용자라고 한다면 누구나 관심을 갖게 될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열린 WWDC23에서는 혼합현실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가 가장 큰 화제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를 ‘혁신적인 신제품과 완전히 새로운 증강현실(AR) 플랫폼’이라 설명하며, 애플 비전 프로와 함께 이 디바이스에 적용된 공간 운영 체제 ‘비전OS(visionOS)’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팀 쿡은 맥이 개인 컴퓨터, 그리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연 것과 같이, 비전 프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의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04. 마이크로소프트 - Build
빌드는 2011년부터 시작된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자 컨퍼런스다. 윈도우, 애저를 포함한 여러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을 사용하는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Our mission is to empower every person and every organization on the planet to achieve more.)’는 기업 미션 아래, 빌드는 주로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고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을 선보이는데 집중한다.
사실 그동안 빌드는 앞서 언급한 두 컨퍼런스에 비해서는 다소 주목도가 낮은 행사였다. 윈도우8을 공개하며 시작된 빌드였지만, 당시 세상은 모바일 시대를 주름잡던 애플과 구글에 집중됐었다. 그러나 올해의 빌드는 달랐다. 오픈AI의 투자자 이미지를 굳힌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 빌드 2023에서는 생성형 AI가 촉발한 새로운 AI 시대를 살고 있는 개발자들을 위한 기술과 인사이트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 05. 오픈AI - OpenAI DevDay
2023년, 올 한 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기업은 어디일까. 물론 세상은 넓고 서로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기업은 많았겠으나, 산업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인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기업이라고 한다면 단연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오픈AI가 최근 처음으로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 ‘오픈AI 데브데이(DevDay)’를 개최하며 다시 한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직을 맡고 있었던 샘 알트먼은 이날 그들의 챗GPT가 일으킨 놀라운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조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 약 200만 명의 개발자가 GPT를 기반으로 하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만들고 있으며, 포춘 500대 기업 중 92%가 오픈AI의 플랫폼을 토대로 AI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GPT-4 터보’, ‘커스텀 모델’ 등 신기술을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를 잠깐 무대로 초대해 MS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 06. 결론
이렇듯 어쩌면 오늘날 개발자 컨퍼런스는 IT 기업이라면 한 번쯤 거쳐야 할, 세상에 그리고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필수 관문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NAVER DEVIEW’, 토스의 ‘SLASH’, 이글루코퍼레이션의 ‘IDC’, 현대차그룹의 ‘HMG 개발자 컨퍼런스’ 등 국내 많은 기업들이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를 선보이며 그동안 쌓아온 개발 인사이트와 기술 역량, 그리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또 자랑한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진 만큼, 여러 방면에서 접할 수 있는 IT 기술은 더욱 무궁무진해졌다. 개발자 컨퍼런스가 단순 IT 기업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깨지는 날도 머지않은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컨퍼런스들이 새로이 선보여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