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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를 둘러싼 별들의 전쟁 (MS-오픈AI, 구글, 메타, 애플)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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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식지 않는 핫이슈,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여전히 뜨겁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이 일제히 AI, 보다 자세하게는 생성형 AI에 대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하며, 오늘날 AI는 그들에게 있어 마치 ‘마법의 문구(the magic phrase)’와도 같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CEO와 경영진들이 AI를 무려 66번 언급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와 경영진들은 47번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와 경영진들은 42번 반복하여 말했다. 현재 빅테크 경영진들의 최대 관심사가 어디로 향해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림 1] 미국 빅테크 업계의 식지 않는 핫이슈 AI (출처: CNBC)

이처럼 내로라하는 빅테크들이 너도나도 AI를 이야기하며 앞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하나는 생성형 AI가 이젠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1억 달러(약 13조 원)에서 2030년 1093억 달러(142조 원)로, 연간 34.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 하나는 이제 막 성장궤도에 오른 분야라 아직 절대적인 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생성형 AI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AI 기술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애플마저 뒤늦게 합류하면서, 생태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생성형 AI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들의 전략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02. MS-오픈AI: 강력한 선두주자, 생태계 선점 가능할까

가장 먼저, 오픈AI와 손을 잡고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지난 2019년부터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발 빠르게 초반 주도권 확보에 성공했다. 작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이후 MS는 오픈AI에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자사 검색엔진인 빙(Bing)에 챗GPT를 적용했다. 구글이 장악한 검색엔진 시장을 크게 위협하며 경쟁의 포문을 본격적으로 여는 계기가 됐다.

그 후로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 MS 오피스 제품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MS365 코파일럿', 윈도우11에 생성 AI 기능을 탑재한 ‘윈도우 코파일럿’, 보안 분야의 ‘시큐리티 코파일럿’ 등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생성 AI를 바탕으로 한 ‘코파일럿(Copilo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MS 제품에 생성형 AI를 결합하고, 챗GPT 플러그인과 같은 신제품을 끊임없이 내놓으면서, 선두 다지기에 돌입한 셈이다.

또 최근에는 ‘MS 365 코파일럿’의 이용료를 1인당 월 30달러로 책정했다 밝히며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대한 뜻을 내비쳤고, 기업 고객을 위한 ‘빙 챗 엔터프라이즈(Bing Chat Enterprise)’도 공개했다. 빙 챗 엔터프라이즈는 개인정보 유출 방지나 데이터 접근 권한 제한 등의 보안 조치가 강화된, 업무용 AI 기반 채팅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입력 및 출력한 데이터가 기록에 남지 않아, 내부 정보 유출을 우려해 외부 AI 도구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기업들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MS는 빙 챗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저장된 데이터는 MS에 전송되거나 AI 학습에 활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림 2] 보안이 강화된 빙 챗 엔터프라이즈 (출처: MS)

03. 구글: 원조 AI 강자, 판 뒤집을 수 있을까

원조 AI 강자 구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구글 모 회사 알파벳은,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와 구글 내 AI 조직인 구글브레인을 합병하고 통합 본부를 신설하면서 MS의 뒤를 매섭게 따라가고 있다.

먼저 챗GPT 등장 석 달 만에 구글은 AI 챗봇 ‘바드(Bard)’를 선보였다. 초기에는 챗GPT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으나,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지원 언어 확장을 통해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모습이다.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Google I/O) 2023'에서 바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영어를 중심으로 미국과 영국에만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바드에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40여 개의 지원 언어를 추가하고, 180여 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림 3] 챗GPT의 대항마 바드 (출처: Google)

바드는 구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인 ‘팜(Palm)’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올 5월 공개된 최신 모델 ‘팜 2’는 100개 이상의 언어를 학습하여 다중 언어 역량을 갖췄고, 수학 연산과 추론 그리고 특히 코딩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GPT-3(1750억)와 비교해 3배가 넘는, 5400억 개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은 팜 2와 바드를 비롯해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지메일 등 25개의 구글 제품에 적용했다. 검색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 메타: 오픈소스 전략으로 차별화, 게임 체인저 될 수 있을까

04. 메타: 오픈소스 전략으로 차별화, 게임 체인저 될 수 있을까

후발주자로서 시장 안착에 고심하고 있는 메타는 지난 7월, 자체 LLM ‘라마 2(Llama 2)’를 공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라마 2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사실 메타는 올 초 처음 ‘라마’를 선보였을 때도 오픈소스 전략을 도입했었다. 그러나 라마 1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건 불가능했다면, 이번 라마 2는 연구 및 상업적 용도로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매개변수 규모에 따라 3가지 모델(70억, 130억, 700억)로 제공돼 거대한 컴퓨팅 자원이 없는 개인 및 단체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소 늦게 경쟁에 뛰어든 만큼,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확대 보급하고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나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메타는 월 사용자가 7억 명 이하인 서비스에만 사용을 허가해 구글이나 틱톡과 같은 경쟁사는 이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그림 4] 오픈소스로 공개된 메타의 라마 2 (출처: Meta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메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 체결도 눈에 띈다. 먼저 클라우드로의 확장을 위해 MS와 손을 잡았다. MS는 연례 파트너 컨퍼런스인 ‘마이크로소프트 인스파이어(Microsoft Inspire) 2023’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인 MS 애저(Azure)에서 메타의 라마 2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퀄컴과 함께한다. 퀄컴은 내년부터 퀄컴 AI 엔진이 내장된 PC나 스마트폰에서 라마 2가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온디바이스에서도 실행 가능하도록 최적화하고자 하는 메타의 전략이 돋보인다.

한편 메타가 이르면 오는 9월, AI 챗봇을 선보일 것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이 챗봇은 검색과 함께 추천, 오락 기능을 갖췄다.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다양한 페르소나, 쉽게 말해 여러 ‘부캐’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흥미를 끌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특정 성격을 지닌 챗봇인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페르소나’는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전 미국 대통령의 말투로 얘기하거나, 여행 옵션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서퍼 스타일의 말투로 대답을 해준다.

05. 애플: 드디어 생성형 AI 경쟁 참전, 모바일 특화 기술 확보에 중점

생성형 AI의 뜨거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줄곧 요지부동한 태도로 일관해온 애플이 마침내 자체 LLM과 AI 챗봇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애플은 ‘애플GPT’라고 불리는 AI 챗봇을 개발해 내부 테스트 중에 있으며, 애플GPT는 자체 LLM 프레임워크인 ‘에이잭스(Ajax)’를 활용해 구현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애플 내 여러 팀들이 관여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팀도 포함돼, 생성형 AI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전통적으로 애플이 중시해온 정보보호 및 프라이버시 문제 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로서는 아직 외부에 공개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오는 2024년에 AI에 관한 중대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림 5] 생성형 AI 관련 엔지니어를 채용 중인 애플 (출처: Apple)

이러한 뒤늦은 움직임에는, 애플 내부적으로 고조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생성형 AI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드는 가운데,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잠재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한때 아이폰의 시리(Siri)가 AI 음성 비서 서비스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트렌드를 이끌기도 했지만, 챗GPT를 비롯한 오늘날의 생성형 AI 챗봇들에 비하면 기능적으로 많이 뒤처진 게 사실이다.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생성형 AI에 대해 잠재력은 분명 흥미롭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다앙한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유독 신중한 자세를 고수해왔다. 이에 생성형 AI와 관련된 애플의 전략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기존 디바이스와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독립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강점이 있는 애플이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모바일 기기에서 언어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를 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생성형 AI를 장착하기 위한 기술 확보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MS나 구글 등이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 모델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휴대 디바이스에 특화된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애플GPT는 ‘시리’를 비롯해 확장현실(XR)기기 ‘비전 프로(Vision Pro)’ 등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아직 소문만 무성한 자체 자율주행차 ‘애플카’에 탑재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온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자본력과 인적 자원을 두루 갖춘 애플이기에 얼마든지 판은 뒤집힐 수 있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더욱 숨 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