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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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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테크 시장의 중심에서 뷰티를 외치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전 세계 내로라하는 ICT 기업들이 한데 모여 미래 혁신 기술을 뽐내는 무대다. 최근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리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내년 CES 기조 연설자로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L'Oréal)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뷰티 기업으로서는 CES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로레알의 기조연설은 물리적, 디지털, 가상 환경에서의 비즈니스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역할(the role of technical transformation)을 강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림 1] CES 2024 기조연설 기업으로 선정된 로레알 (출처: CES)

뷰티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급속도로 디지털화됐다. IT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코로나로 인한 ‘홈 뷰티(Home Beauty)’의 부상으로, 그동안 성분이나 효능, 패키지 디자인 등으로 승부를 봤던 뷰티 업계의 흐름이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뷰티 테크(Beauty+Technology)'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시장조사기관 피앤씨마켓리서치는 글로벌 뷰티 테크 시장이 연평균 19.1%씩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약 100조 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또한 2018년 391억 달러(약 48조 2,298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시장이 2024년에는 약 1,072억 달러(약 132조 2,312억 원)로, 연평균 성장률 18.4%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더불어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홈 뷰티 기기 시장은 2013년 800억 원에서 2018년 5,0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뷰티 테크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세계 최대 기술 이벤트의 시작을 여는 기조연설 기업으로 로레알이 선정된 것이 그렇게 뜻밖의 일인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지금 여기, 뷰티 산업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02. 뷰티 시장의 중심에서 테크를 외치다

전통적으로 IT와는 거리가 멀었던 뷰티 기업들의 일명 ‘테크 기업화’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뷰티 테크의 핵심은 ‘개인화’ 또 다른 말로는 ‘맞춤화’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제품으로는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이에 빅데이터, AI, 로봇, 메타버스 등의 IT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고,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로레알은 뷰티 테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여러 기술들이 적용된 뷰티 디바이스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는 국내 타투 프린팅 스타트업 ‘프링커(Prinker)’와 함께 가정용 디지털 눈썹 프린팅 디바이스 ‘로레알 브로우 매직(L’Oréal Brow Magic)'을 개발,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로레알 브로우 매직은 전문가 수준의 눈썹 문신을 만들어 주는 일종의 홈 뷰티 기기다.

로레알 브로우 매직은 로레알의 모디페이스(Modiface)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눈썹 모양과 마이크로블레이딩, 마이크로쉐이딩 등의 문신 기법을 추천해 준다. 이를 토대로 원하는 모양을 선택한 후 기기를 이용해 눈썹을 쓸어 넘기면, 2,400개의 미세 노즐과 1,200 DPI(drops per inch) 화소의 프린팅 기술로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눈썹 문신을 손쉽게 완성할 수 있다. 기존 피부 및 머리카락 색상에 따라 잉크 색상도 선택 가능하며, 해당 잉크는 일반 메이크업 리무버로도 쉽게 지워져 초보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림 2] 증강현실 이용한 눈썹 문신, '로레알 브로우 매직' (출처: L’Oréal)

로레알 그룹 소속 브랜드 랑콤이 선보인 립스틱 어플리케이터 ‘합타(HAPTA)’ 또한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합타는 손이나 팔 등 신체적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그리고 섬세하게 화장품을 바를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휴대용 로봇 메이크업 디바이스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산하 생명과학 기업 베릴리(Verily)의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 모션 컨트롤과 맞춤형 부착 장치를 통해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다. 360도 회전과 180도 굴절을 비롯해 기기에 내장된 AI 시스템은 기존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패턴을 학습함으로써 사용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보다 최적화된 동작 컨트롤을 지원한다.

[그림 3] 휴대용 전동 메이크업 어플리케이터 '합타' (출처: L’Oréal)

‘K-뷰티’의 대표 주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makeON)’을 론칭하고 페이셜 부스팅 스파, 스킨라이트 테라피 등 여러 라이프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이며 줄곧 홈 뷰티 분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미용기기의 유통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퍼시픽테크’를 새로이 설립했다. 뷰티 디바이스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뷰티 테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디바이스와 더불어 개인화된 맞춤형 뷰티 서비스 및 제품 고도화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메이크업 제조 솔루션인 ‘톤워크(Authentic Color Master by TONEWORK)’를 개발해 CES 2023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톤워크는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정밀하게 사용자의 얼굴 톤이나 피부 색을 측정하고, 로봇 팔을 사용해 맞춤형 파운데이션, 쿠션, 립 등의 제품을 제조해 주는 솔루션이다. 안면인식 기술과 색채학 연구도 적용돼 개인별 퍼스널 칼라에 맞는 최적의 칼라 추천도 가능하다.

[그림 4] 맞춤형 메이크업 제조 솔루션 '톤워크' (출처: CES)

코스맥스가 선보인 '컬러잼(Color Jam)'은 맞춤형 팔레트 디바이스다.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앱을 통해 여러가지 색상을 얼굴에 적용해 본 후,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골라 바로 팔레트로 만들어서 블러셔나 섀도우로 사용할 수 있다. 미세한 파우더가 깔려 있는 베이스 팔레트 위에 선택한 색상의 잉크가 분사되어 출력되는 방식이다.

팔레트의 경우 주로 선호하는 색상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그렇지 못한 색상은 버리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컬러잼은 내가 원하는 색으로만 조합하여 나만의 팔레트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제 얼굴에 표현되는 색상이 원하는 느낌과는 달라 구매 후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컬러잼을 통해서라면 각자의 피부 톤이나 선호도에 맞는 다양한 색상 조합으로, 내게 최적화된 맞춤형 팔레트를 간편히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림 5] 뽑아 쓰는 나만의 메이크업 팔레트 '컬러잼' (출처: COSMAX)

03. 뷰티와 테크의 만남, 지금부터 시작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을 허용한 나라다.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를 허용하면서, 공장이 아닌 매장에서 즉석으로 소비자의 선호도나 피부 상태에 맞는 화장품 제조가 가능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이 뷰티 테크의 중심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맞춤형 화장품 개발 활성화를 위해 2025년까지 총 9개국 8,000명 이상의 피부 및 유전체 정보를 담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이러한 주장에 근거가 되어준다.

스킨 케어, 메이크업, 헤어 케어가 주가 되는 뷰티 산업에서 ‘개인화’가 강조되는 건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람에 따라 피부의 상태, 손상 정도, 선호도 등이 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는 방법 또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를 도와주는 뷰티 테크가 코로나가 촉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뷰티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개인 맞춤형 뷰티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적용하고 또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뷰티와 테크의 만남에 있어 그 기준과 정도를 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