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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살리기까지 2326일: 기후테크가 간다!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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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빠르게 돌아가는 ‘봄꽃 시계’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때이자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경칩(驚蟄)’의 기온이 올해 20도를 웃돌았다. 1970년대에는 최저 영하 0.6도에서 최고 영상 4.3도, 1980년대에는 최저 영하 1.1도에서 최고 영상 4.5도를 기록했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봄이 찾아오는 시기가 한층 빨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날로 온화해지는 봄기운에 봄꽃 개화 소식 역시 매년 앞당겨지는 모습이다. 기상청의 ‘봄꽃 3종(개나리·진달래·벚꽃) 개화일 전망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미래의 봄꽃 개화일은 최대 27일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약 60년 뒤에는 계절상 겨울로 분류되는 2월에, 봄을 대표하는 꽃 진달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언뜻 낭만적이게도 보일 수 있는 빠르게 돌아가는 ‘봄꽃 시계’는 사실상 지구가 보내는 경고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됨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이상 기후 현상들에 여러 혁신 기술을 활용해 대응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기후테크(Climate Technology)다. 기후테크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모든 범위의 기술을 총칭한다.

[그림 1] 7대 중점 기후테크 솔루션 과제 분야 (출처: 삼일회계법인 PwC)

기후 위기 대응이 인류의 중대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기후테크는 미래 산업을 이끌 기술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오늘날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기후테크에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홀론아이큐(HolonIQ)에 따르면, 글로벌 기후테크 투자 규모가 2020년에 226억 달러(27조 8000억 원), 2021년에 370억 달러(45조 5500억 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701억 달러(86조 3000억 원)를 달성하며 2년 만에 약 210% 급증했다. 달러 기반의 전 세계 벤처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42% 감소하는 동안 기후테크 투자는 89% 증가하면서, 일각에서는 과거 IT 벤처 투자 열풍을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02.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지구인의 스마트한 자세

가장 먼저 인공지능(AI)은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잠재력이 높은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힌다. 눈앞에 직면한 여러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후 변화 완화나 적응력 향상을 위한 장기적인 에너지 관리 관점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사례로 구글(Google)을 들 수 있다. 구글은 알파고로 유명한 AI 전문 기업 딥마인드를 통해 운영 중인 데이터 센터의 전략 사용량을 큰 폭으로 절감해냈다. 딥마인드는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 센터의 온도, 전력, 냉각수 유속 등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전년 대비 약 40%의 에너지를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구글은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한 논문 '글로벌 데이터 센터 에너지 사용 추정치 재조정(Recalibrating global data center energy-use estimates)'을 통해 2010년과 2018년 사이에 데이터 센터에서 수행되는 컴퓨팅은 약 550% 증가한 반면, 데이터 센터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양은 단 6%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 센터가 그동안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아왔던 점을 고려했을 때, 구글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림 2] AI를 통한 에너지 절감에 성공한 구글 데이터 센터 (출처: DeepMind)

EU에 따르면 유럽 대부분의 건물이 노후화돼 에너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며, EU에서 소비되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0%, 에너지 부문 탄소 배출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멘스(SIEMENS)의 AI 빌딩 관리 솔루션이 눈에 띈다. 지멘스의 솔루션이 적용된 스마트 빌딩은 지열과 태양광 등을 활용해 사용 전력의 20%를 생산하고,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AI로 분석해 최적화된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더 크리스탈(The Crystal)’은 이러한 지멘스의 솔루션이 적용된 대표적인 친환경 건물이다. 비슷한 규모 건물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70%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3] 지멘스의 기후테크 기술이 집대성된 더 크리스탈 (출처: The Crystal 공식 트위터)

유럽우주국(ESA)의 ‘AI4EO(Artificial Intelligence for Earth Observation)’는 AI를 위성을 통한 지구 관측 분야에 적용해, 지구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이니셔티브다. AI4EO가 ‘대기질과 건강(Air Quality & Health)’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첫 챌린지에서 참가자들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해상도의 미세먼지(PM2.5) 및 이산화질소의 표면 농도 시각화와 대기질 측정을 위한 AI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 기후 변화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변수들 중에는 오직 위성을 통해서만 관측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탐지 분야와 AI 기술의 접목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구의 상태를 파악하고 대응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 4] 지구 관측에 AI를 활용하는 AI4EO (출처: AI4EO)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활용해 축산식품과 비슷한 형태와 맛이 나도록 제조한 식물성 대체육, 동물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실험실에서 키워내는 배양육 등 대체 식품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간한 ‘기후 위기로 부상한 대체 식품과 푸드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친환경 건물의 7배, 전기차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의 11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대체육 전문 기업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는 CES 2019에서 실제 고기처럼 육즙이 흐르는 식물성 햄버거 패티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동물성 단백질을 대신하는 여러 단백질 소재에 첨단 기술을 더한 대체 식품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비단 기후 문제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야기된 개인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과 일반 육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축산 질병이나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의 확대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5] 임파서블 푸드의 식물성 패티 버거 ‘임파서블 버거’ (출처: Impossible Food)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연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24%가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고, 이 가운데 자동차는 45%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말인즉슨, 자동차에서 나오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핵심 기술은 동력원을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꾸는 ‘전동화(Electrification)’에 있다는 의미다. 내연기관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등의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발생하는 에너지를 통해 자동차를 움직인다. 그에 비해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으로 모터를 회전시켜 움직이고, 전기가 다 떨어지면 보통의 전자제품처럼 충전하여 재사용하기에 주행 중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없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또한 전 세계 판매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2040년에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3대 중 1대가, 신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바라봤으며, 이렇듯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빠른 대비가 미래 국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기물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5대 분야 중 하나다. 특히 폐기물을 소각하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탄소 집약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않고 재활용, 다시 말해 자원화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감축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리코는 각종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 통합자원관리시스템 ‘업박스(UpBox)’를 선보였다. 대형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업박스를 통해 수집, 운반, 중간 처리 과정을 거쳐 재활용된다. 또한 업박스에는 AI 측정 기술이 적용돼 배출한 폐기물양, 재활용량 등을 데이터화하여 보여줌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해낸다.

[그림 6] 폐기물 배출장 ‘업박스 스테이션’ (출처: 리코)

03. Now or Never,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 변화 상태에 대한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를 통해, 홍수와 가뭄 증가, 해수면 상승, 폭염 등의 이상 기후 현상을 초래한 근본적인 책임이 모두 인간에 있다고 밝혔다. 그와 동시에 프리야다르시 슈클라 IPCC 공동의장은 “우리의 생활방식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올바른 정책과 인프라, 기술이 갖춰진다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70%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테크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그림 7] 지난 170여 년 동안의 지구 지표면 온도 변화 (출처: 기상청)

기후테크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다. 기업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 그리고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혁신에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