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정보

전문화된 보안 관련 자료, 보안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차세대 통합보안관리 기업 이글루코퍼레이션 보안정보입니다.

휴머노이드의 오늘과 내일

2025.01.08

196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연말은 유독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감정으로 맞이하게 되는 시기다.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이들과 따뜻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지만, 모두가 들뜬 분위기 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이 한층 깊어지는 시기가 된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Humanoid)가 등장했다. 휴머노이드는 '휴먼(human)'과 '~와 유사한'의 '오이드(-oid)'가 결합된 단어로, ‘인간과 닮은 기계’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머리, 몸, 팔, 다리 등 인간과 동일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간의 행동을 가장 잘 모방할 수 있는 로봇으로 평가받는다.

휴머노이드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은 어쩌면 아주 당연하게도, 인간 맞춤화되어있다. 두 발로 걷고 두 팔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최적화된 환경이기에 다른 로봇들에 비해 휴머노이드의 효용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기술이 인간의 정서적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면, 휴머노이드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공장에 있는 로봇의 팔을 붙잡고 외로움을 토로해 봤자 고독한 현실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휴머노이드의 현재를 짚어보고, 그 가능성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01. 휴머노이드의 오늘

초기 휴머노이드는 인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여러 환경 속에서 인간의 신체적 노동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두뇌를 지닌 휴머노이드는 그저 노동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며 그 활용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 오늘날 휴머노이드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의료, 교육, 운송, 재난 현장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관련 기술 개발에 앞장서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가 가장 대표적이다. 테슬라는 지난 2022년 AI 데이를 통해 '옵티머스(Optimus)’를 공개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의 AI 및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테슬라의 다른 모든 사업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첫 공개 이후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옵티머스는 지난 6월 테슬라 자동차 공장에 투입되어 작업을 수행하며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휴머노이드가 가정 내에서 가사 등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범용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옵티머스의 손에 첨단 센서와 고도의 기술을 접목해 실제 사람 손처럼 힘줄을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단순히 동작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사물의 움직임을 판단하고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그림 1]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출처: Tesla)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협력하여 제작한 ‘피규어01(Figure 01)’을 선보였다. 기존의 휴머노이드가 주로 인간의 신체적 작업을 대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피규어01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스스로 추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췄다. 그뿐만 아니라 오픈AI의 AI 모델을 탑재하여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호작용까지 가능하다.

지난 3월 피규어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피규어01의 이러한 역량이 잘 드러난다. 영상 속에서 한 남자가 피규어01에게 식탁 위에 있는 먹을 것을 달라고 요청하자, 피규어01은 사과를 집어 남자에게 건낸다. ‘사과’라고 직접적으로 지시받지 않았음에도 로봇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적합한 선택을 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휴머노이드가 점차 더 복잡한 상호작용과 판단을 요구하는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2] 피규어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Figure)' (출처: Figure)

‘소피아(Sophia)’는 홍콩의 로봇 기업 핸슨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인간과의 정서적 상호작용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2016년 처음 공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감정 교류형 휴머노이드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소피아는 정교하게 설계된 얼굴 근육을 통해 웃음, 놀라움, 슬픔 등 다양한 표정을 구현하며, 자연어 처리(NLP) 기술과 AI를 활용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의 감정 상태에 적합한 반응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들을 토대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소피아는 2017년에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세계 최초로 로봇 시민권을 부여받기도 했고, 다양한 국제 행사나 콘퍼런스에 초청되며 로봇 셀레브리티로 활동해오고 있다.

[그림 3] 핸슨 포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Sophia)’ (출처: Hanson Robotics)

02. 휴머노이드의 내일

휴머노이드를 향한 세계적 관심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로봇 출하량은 14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제로봇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은 지난해 24억 3,000만 달러(약 3조 4,000억 원)였던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평균 4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2년까지 660억 달러(약 92조 4,6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로봇 기술의 트렌드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걷고 행동하는 기술 개발에 많은 기업들이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섬세한 손의 움직임, 인간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추론 능력 등 더욱 고도화된 기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시 말해 로봇 기술의 관심사가 팔다리의 물리적 움직임에서 뇌와 같은 지능적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의 진보를 넘어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정서적 교감의 대상이 인간과 유사할수록 그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인간처럼 생긴 외형과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운 동작을 구현한 휴머노이드는 정서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기존의 무미건조한 로봇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를 제공한다.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정서적 요구를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는 동반자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정신 건강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정과 위안을 제공할 수 있다. 정서적 지원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휴머노이드가 우리의 기대처럼 삶의 질을 높이고 인간의 내면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기술적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