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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in it (빠져들어라), CES 2023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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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개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1967년 뉴욕에서 처음 개최돼 올해로 56회를 맞이한 CES는 전 세계 내로라하는 ICT 기업들이 한데 모여 미래 혁신 기술을 뽐내는 무대다. 소비가전제품을 넘어 신기술이 적용되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매년 초 개최돼 다가오는 한 해의 IT·가전 트렌드를 한 발짝 먼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CES는 언제나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더욱이 이번 CES 2023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실상 3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화되어 열린 만큼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전환돼 개최됐으며, 지난해에는 오프라인으로 행사가 일부 재개됐으나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며 3일간 축소 진행된 바 있다.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맞이한 CES 2023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BMW,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대표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SK, 현대모비스 등 약 170여 개국에서 3,1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며 그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3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자, 올해의 기술 트렌드로 아래의 5개를 꼽았다.

①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세계의 도래, 메타버스를 앞세운 웹 3.0(Metaverse & Web3)
② 자율주행, 전기차, 커넥티드 카, 개인 이동수단 등을 포괄하는 모빌리티(Mobility)
③ 비대면 진료,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헬스케어의 디지털 전환,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④ 식량 부족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첨단 기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와 같이 질병이나 범죄 등 근본적인 생존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로부터 인간을 지켜내는 인간 안보(Human Security)

이에 이러한 주요 트렌드에 발맞춰 CES 2023에서 어떤 첨단 제품과 서비스가 소개됐는지 되짚어보며, 그 혁신의 흐름에 함께 빠져들어보는(Be in it)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02. CES의 또 다른 이름,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오늘날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미래 기술의 집약체로 여겨지는 만큼, CES 2023에서 ‘모빌리티’가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히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완성차 업체부터 부품 업체, 그리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다수의 빅테크들까지, 너도 나도 고유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며 참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이전과 사뭇 달라진 점은, 그동안의 CES가 아직은 먼 미래의 모빌리티 비전, 기술, 트렌드에 대한 것이었다면 올해는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한 기술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다.

[그림 1] 인간 같은 자동차, BMW i 비전 디 (출처: BMW)

‘라스베이거스 모터쇼’의 스타트를 끊은 건 BMW였다. 개막 하루 전 열린 CES 2023 기조연설 행사에서 BMW는 차세대 전기차 ‘디(Dee)’를 공개했다. ‘디(Dee)’는 ‘디지털 이모셔널 익스피리언스(Digital Emotional Experience)’의 약자로, 감정적인 경험과 교류를 선사하면서 운전자인 사람과 자동차 사이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디 모델은 투영 범위가 차량 전면 유리 전체로 확대된 ‘어드밴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Advanced Head-Up Display)’가 최초 적용돼 운전자에게 더욱 많은 정보를 전달하며, 음성 언어로 운전자와 대화할 수 있고, 전조등으로 기쁨이나 슬픔 등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BMW는 앞으로 선보일 미래 모빌리티 비전으로 전동화, 순환, 그리고 디지털을 꼽았다. 이번에 공개된 디 모델은, 그중 디지털 기술 부문에서 BMW가 추구하는 ‘인간 같은 자동차’에 대한 방향성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림 2] 달리는 플레이스테이션, 아필라 (출처: SHM)

지난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소니는 혼다와 합작하여 설립한 소니-혼다 모빌리티(Sony-Honda Mobility, SHM)를 통해 전기차 ‘아필라(AFEELA)’를 선보였다. 게임,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소니가 주축을 이루고 있기에 운전자에게 남다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한다. 주행 중 게임이나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아필라의 핵심은 자율주행이다. 소니는 이를 위해 퀄컴과 손을 잡고, 최신 자율주행 플랫폼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Snapdragon Digital Chassis)’를 적용했다. 요시다 소니 회장은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차별화된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실현하면서, 모빌리티 시장 속 파이를 키워나갈 방침이라 밝혔다.

[그림 3] 현대모비스 이 코너 시스템(e-Corner System) (출처: 현대모비스 유튜브)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통합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서의 도약 의지를 담은 전동화 시스템 기반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TO(M. Vision TO)'를 공개했다. 엠비전 TO는 차의 전, 후, 측면 4개 기둥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의 센서, 4개 바퀴에 e-코너 모듈, MR(혼합현실) 디스플레이 등의 신기술을 총집합했다. 특히 e-코너 모듈은 차의 바퀴를 90도까지 꺾어 제자리 회전이나 평행 주행 등 기존에 구현하지 못했던 움직임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이동의 자유를 크게 확장시키는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이에 좁은 도심지 주행이나 화물 운송 등 운전자의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모빌리티에 대한 빅테크들의 관심은 여전했다. 구글은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오토’를 전면에 내세우며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키를 공유하는 ‘키 셰어링’ 기능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아마존도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조작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차량을 선보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빌리티의 5가지 미래를 제시하고, 모빌리티 관리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을 소개했다.

[그림 4] CES 2023 최고 혁신상 수상작 중 하나인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
(출처: CES)

그 외에도 이번 CES는 모빌리티의 범위가 보다 확장된 양상을 보였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선박, 항공기, 휠체어, 유모차 등 다양한 이동 수단들이 총망라돼 첨단 모빌리티의 다양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 농기계 회사인 존디어(John Deere)의 자율주행 트랙터를 들 수 있다. GPS, 스테레오 카메라,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이 적용된 해당 트랙터는 운전자 없이도 작업 수행이 가능하고, 관리자는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트랙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HD현대는 자율운항 시스템이 탑재된 미래형 선박을 선보였으며, 길이 10.2m에 전체 높이 3.7m에 달하는 대형 모형을 설치해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03. CES가 새롭게 주목한 테마, 웹 3.0과 메타버스(Web3 & Metaverse)

웹 3.0과 메타버스는 올해 첫 선을 보인 테마다.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가 초반에 비해 많이 사그라든 건 사실이지만, 메타버스 그 자체뿐 아니라 이를 이루고 있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의 첨단 기술이 향후 미래 ICT 산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코닉 CTA 시장조사 담당 부회장은 메타버스를 또 하나의 인터넷이라 칭하며, 사물인터넷(IoT)에서 차용한 ‘MoT(Metaverse of Things)’ 컨셉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MoT의 핵심은 ‘가상화와 몰입’이라 강조하고, 메타버스 기술과 더불어 사업 전망에도 주목하기를 조언한 바 있다.

[그림 5]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2 (출처: SONY)

이번 CES에서는 몰입도를 높여 실제 현실과 더욱 가깝게 만드는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먼저 소니는 차세대 가상현실 헤드셋 ‘플레이스테이션 VR2(PlayStation VR2)’를 공개했다. 약 7년 만에 공개되는 신제품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 컨트롤러와 고해상도 VR 헤드셋을 통해 여러 메타버스 콘텐츠를 이전보다 한층 실감 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6] 니콘 언리얼 라이드 (출처: Nikon)

니콘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상의 미래 도시를 질주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는 '언리얼 라이드(Unreal ride)' 체험관을 선보였다. 부스에 설치된 바이크 모형에 올라타면 바람과 각도를 현실적으로 느끼며 가상현실을 질주할 수 있고, 또 이러한 모습을 니콘의 미러리스 카메라 Z9와 Bolt X의 로봇 모션 컨트롤러가 촬영해 가상현실 속 풍경과 합성된 실감 나는 영상을 받아볼 수 있다.

시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미국 테크 기업 OVR 테크놀로지스(OVR Technologies)는 가상현실에서 후각을 구현해 내 참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향기 카트리지가 장착된 VR 기기 ‘아이온2’를 통해서라면, 가상현실 속 눈앞에 놓인 꽃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냄새까지 맡을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 비햅틱스(bHaptics)는 진동을 활용해 촉감을 전달하는 VR 기기 ‘택트수트’와 ‘택트글러브’를 소개하기도 했다.

04. 헬스케어의 디지털 전환(DX),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인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짐에 따라, 헬스케어의 디지털화는 이제 CES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CES 2022가 이러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면, 올해에는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과 결합되는 등 한층 고도화된 모습을 보이며 본격적인 헬스테크 시대의 개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7] SK바이오팜의 제로 글래스 (출처: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출시한 SK바이오팜은 생체 신호를 감지해 뇌전증 발작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5종을 공개했다. 안경의 모양을 하고 있는 ‘제로 글래스’와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제로 와이어드’는 뇌파, 심전도, 환자의 움직임 등의 여러 복합 생체신호를 측정해 뇌전증 발작을 감지 및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 나아가 ‘제로 앱’을 통해 이러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분석할 수도 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환자의 발작 완전 소실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 제로’를 진행 중에 있으며, 신약인 세노바메이트와 웨어러블 기기의 연계를 중심으로 뇌전증 영역에서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케어의 디지털화는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춰준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CES에서도 자가 진단형으로 진화한 여러 헬스테크들이 주목받았다. 미국 덱스콤(Dexcom)은 피를 뽑지 않고도 몸에 간단히 부착하는 방식으로 혈당 수치 측정이 가능한 제품을, 프랑스 위딩스(Withings)는 변기에 센서를 설치해 자동으로 소변 검사를 진행하고 앱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캐나다 뉴럴로직스(Nuralogix)는 얼굴 사진 한 장만 찍으면 빅데이터 기반으로 심박수, 호흡, 혈압은 물론 여러 질환의 발병 가능성까지 알려주는 체험 부스를 마련해 이목을 끌었다.

[그림 8] 반려동물 건강관리 앱 티티케어 (출처: TTcare)

반려동물 건강관리를 위한 제품도 있었다. 에이아이포펫(AIFORPET)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반려동물 건강관리 앱 ‘티티케어’는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 사진만으로 인공지능이 분석한 건강 상태, 질병 증상 여부를 제공해 준다. 또 반려동물의 활동량이나 식사량을 기록하면 이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 정보도 받아볼 수 있다. 에이아이포펫은 사진 판독 방식에서 더 나아가 영상 기반의 펫 헬스케어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며 수의사, 훈련사, 영양사와의 비대면 상담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라 밝혔다.

05. CES 2023을 관통하는 주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올해 CES를 대표하는 주제이자, 여러 산업과 기술 분야를 관통하는 주된 흐름은 지속가능성이었다. 한 마디로 기술 발전이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치 소비의 확산, 인간 중심 기술의 재조명, 순환 경제 패러다임의 도래로 비롯되는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여러 혁신 기술들을 수단으로 삼아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 이제는 전 산업을 통틀어 필수적인 과제이자 최종 지향점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배경에서 ESG 경영이나 탄소 감축, 친환경 등을 주제로 부스를 꾸린 기업들이 돋보였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친환경과 기기 간의 초연결성을 강조한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출시된 수많은 기기들의 연결을 통해 사람의 일상과 지구 환경 모두를 위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기술 비전을 제시하면서, 부스를 ▲지속가능 ▲홈 시큐리티(Home Security) ▲패밀리 케어(Family Care) ▲헬스&웰니스(Health&Wellness)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스마트 워크(Smart Work)의 6가지 구역으로 나누고, 초연결 경험을 극대화해줄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술을 총집합시켰다.

특히 그 중심이 되는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삼성전자의 탄소중립 의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기기들의 유기적인 연결로 단순히 생활 편의를 제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결된 기기들의 에너지 소비량과 총체적인 에너지 사용량을 보여주는 '스마트싱스 에너지'로 계획적인 전력 소비를 도와주고, 스마트싱스 내 인공지능(AI) 에너지 절감 기능을 통해 전력량을 줄일 수도 있다.

[그림 9] SK그룹 CES 전시관의 ‘퓨처마크’ 구역 (출처: SK그룹)

작년 CES에서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를 줄이겠다고 공표한 SK그룹은 올해 '행동(Together in Action: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을 주제로 내걸고, 탄소 감축 기술과 제품을 총망라했다. SK와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함께 구축한 탄소 감축 벨류체인과 40여 개의 관련 친환경 기술을 선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넷 제로(Net Zero) 실현을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CES에서 공개된 제품들 중 SK온의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중 가장 충전이 빠른 전기차 배터리 ‘SF(Super Fast) 배터리’와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을 관리자가 앱이나 PC에서 바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 ‘웨이블’은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SK그룹은 부스 입구에 뉴욕 자유의 여신상, 파리 에펠탑, 영국 빅벤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물에 잠기는 형상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퓨처마크(Futuremarks)’ 구역을 마련해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동시에 이러한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림 10] 파나소닉 CES 전시관에 설치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나무’
(출처: 파나소닉)

파나소닉도 가전뿐 아니라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시작하면서, 에너지와 환경에 초점을 둔 부스를 선보였다. 특히 파나소닉의 친환경 비전을 담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나무(Perovskite Solar Tree)'가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나무의 핵심은 차세대 태양광 전지라고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로 만들어진 잎사귀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가볍고 유연한 덕분에 활용도가 높아 상용화만 된다면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잎사귀 패널이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고, 참관객들은 실제로 나무 아래 설치된 콘센트를 통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조성함으로써 재생 에너지 사용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네덜란드 기업 라이트이어(Lightyear)는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기차 '라이트이어 0'를 선보였다. 태양광을 사용해 충전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주차했을 때는 물론 달리면서도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아직 태양광만으로 완전 충전은 어렵고 전기 충전과 병행해야 하는데, 라이트이어에 따르면 배터리를 한번 완충하면 최장 625km를 달릴 수 있는데 여기에 태양광 충전을 더하면 70km까지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한다.

06. 전례 없는 글로벌 위기 속,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그림 11] CES 2023의 주요 테마, Human Security for All (출처: CES)

결국엔 인간을 위한, 더 나아가 인간 안보를 위한 기술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물가 상승, 공급망 불안과 같이 인간 안보를 위협하는 여러 위기에 맞서 다양한 방향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보다 세부적으로는 식량 안보, 의료 접근성, 경제 안보, 환경 보호, 개인 안전, 공동체 안전, 그리고 정치적 자유 등를 위해 첨단 기술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림 12] ACWA로보틱스의 클린 워터 패스파인더
(출처: CES)

프랑스 기업 ACWA로보틱스는 수도관 탐사 로봇 '클린 워터 패스파인더(Clean Water Pathfinder)’를 선보였다. ACWA에 따르면 현재 수도관을 통해 운송되는 음용수의 약 20~40%가 낭비되고 있다. 이에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은 채 수도관 속을 스스로 돌아다니며 수도관 상태 및 수질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클린 워터 패스파인더'를 통해서라면, 관리자는 물을 절약하고 최적화된 물 인프라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그림 13] 저먼바이오닉시스템의 크레이엑스 (출처: German Bionic System)

마치 아이언맨의 슈트를 연상케 하는, 독일 기업 저먼바이오닉시스템(German Bionic System)의 ‘크레이엑스(Cray-X)’도 큰 관심을 받았다. 크레이엑스는 건설이나 물류 등의 산업 현장에서 리프팅 동작 시 착용하는 웨어러블 장치로,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 기술이 적용돼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때 최대 30kg의 지지력을 부여해 준다. 이를 통해 근로자는 피로감과 더불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림 14] 아그리스트의 과수원 수확 로봇 (출처: AGRIST)

농촌 노동력 감소와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식량 안보에 대한 경각심은 ‘푸드테크((Food-tech))’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노동집약적인 농업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자동화 기기들이 눈에 띄었는데, 일본 기업 아그리스트는 과수원 수확 로봇을 개발해 혁신상을 받았다. 이 로봇은 농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과일이나 채소를 인식하고, 수확하기 적합한지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판단, 직접 수확까지 해 바구니에 담는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해 준다.